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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모자

뤼케 2020. 8. 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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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들은 대체로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모자만큼은 예외적으로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 엘리자베스 키스, 조선과 일본 등을 방문한 스코틀랜드의 화가
한국에서 발생한 전통모자류. 한자로는 립(笠)이라고 쓴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두루 사용했던 관과 건[1] 사이에서 발생한 모자로서, 활용법도 일상과 격식을 아우르는 생활적인 모자였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영향을 받은 전통 관이나 건이랑은 서로 겹치거나 구분이 애매한 부분도 있다. 특히 일부 관류는 중국에서 영향을 받은 모자를 리메이크 했기 때문에 매우 헷갈린다.

 

역사

둔황 석굴에서 발견된 신라인의 모습.#

갓의 시초는 의외로 삼국시대부터 유래되었다.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신라 입형백화피모 모자나, 고구려 감신총 벽화에 등장하는 패랭이 갓을 쓴 인물, 그리고 원성왕이 꿈에 복두를 벗고 소립을 썼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통해 갓의 존재를 추정하고 있다. 이후 갓은 개화기인 1894년 단발령으로 중절모가 정착할 때까지 1,500년 이상 남성들이 사용한 장신구다.

광의의 갓(립)은 모자 부분과 챙(양태)으로 이루어진 쓰개를 이르는 말로 삿갓, 패랭이 등도 포함하는 개념. 초기의 갓은 방립이라 하여 모자 부분과 챙의 구별이 희미하였으나, 챙이 생기면서 패랭이가 되었고, 짚으로 만들던 패랭이를 말총으로 만들면서 우리가 흔히 아는 갓, 흑립이 탄생하였다.

좁은 의미의 갓은 흑립만을 의미한다

 

구조

형태와 구조, 제조방법이 여러모로 자생적인 전통에 깊게 연관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대나무, 짚, 말총 따위를 섬세하게 꿰어서 만든다. 조선시대에 중인 이상 계급이 일상적으로 썼던 흑립을 보면 예상외로 부지런해야 쓰고 다닐 수 있는 물건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흑립, 방립, 정자관처럼 관을 겸하는 경우에는 계급이나 위엄을 나타내는 기능도 있었다.

조선시대의 갓 변천사. 출처

고려말부터 몽고제국의 영향으로 목장이 늘어나면서 말총(말의 꼬리털)의 생산량이 늘어나자, 흑립을 비롯하여 말총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말총은 매우 가볍고 의외로 질기고 오래가기 때문에, 가볍게 쓰고다니는 물건으로서는 매우 편리했다. 실제로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하는게 귀찮아서 그렇지, 현대에 사용하는 어떤 모자보다도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

흑립 뿐만 아니라, 초립이나 패랭이가 나온 모습도 보면 알 수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모자로서 받아들여진 복식이다. 엄밀히 따지면, 전모와 너울도 이러한 갓(립)의 구조에서 파생되었다. 심지어 조선중기 이후의 관모들도 대부분 한국 전통 구조인 갓에서 파생되었다. 그야말로 전통모자의 대표격인 셈. 그리고 조상들이 얼마나 부지런했는지도 알 수 있다. 갓 만들어 쓰는건 정말 중노동이다

위 사진에선 생략되었지만 턱밑에서 갓을 고정하는 갓끈 역시 갓의 장식성을 풍부하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갓 디자인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의 구슬을 연결했는데 계급에 따라 옥, 마노, 호박, 산호, 수정 등을 사용했고 중앙에 구슬을 중심으로 좌우로 균형감 있게 장식했다.

 

일상용 갓

탕건

다소 작은 관. 다른 관 형태의 갓을 쓰기 전에 쓰기도 했다. 흑립보다는 격이 낮게 여겨지기 때문인지, 사극에서는 묘하게 향리나 중인들이 쓰거나 시골 양반들(초시나 진사같은 향반)이 쓰는 물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망건

상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말총으로 만든 두건. 구조 자체는 동아시아식 머리두건(망건)이랑 별로 차이가 없다. 흑립을 비롯하여 각종 관을 쓰기 이전에 둘렀다. 대부분이 사용했던 물건이라서 헤진 유물이 많다. 참고로 벗어서 끌러보면 참으로 없어보이는 모양새가 특징(…). 참고로 이마에 두르는 물건이랑 상투를 묶는 2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지는데, 위에 올린 상투 고정용 망건은 고급품일수록 코르크마개처럼 생긴 물건이 많다(…). 사용한 말총 띠가 어째 이것을 연상케 한다

 

행사용 갓

융복에 쓰는 관리용 갓. 주로 가죽이나 종이, 천으로 만든다. 단어 그대로 붉은 색이 특징. 사진은 깃장식과 두건까지 딸려 있는 걸로 보아서 예식용으로 장식한 물건. 애초에 예복에 가까운지라 저런 형태가 많다..

 

개털이나 멧돼지 털을 굳힌 일종의 펠트로 만든 관리용 갓. 전립(戰笠)이라는 말 그대로, 현대로 따지면 군용모자이다.[3] 전모랑은 다르다! 주립과 함께 무관용 모자이기도 했다. 국상 때는 백전립이라고 하얀 털을 씌우거나 탈석한 전립을 썼다.
전립은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는데 군인이라고 다 같은 디자인이 아니고 포졸같은 군졸의 전립은 아무 장식도 없이 그냥 시커멓기만 해서 엄청 초라한데 임금용 구군복에 딸린 전립은 화려함이 극에 달한다.
나선 정벌에서 조선군에게 당한 러시아인들은 조선군이 전립을 써 머리가 커 보여 대두족이라고 불렸다고 했다.

 

여성용

갓(립)에서 파생된 전통 여성용 모자들. 발생학적으로 구조와 개념이 같다는 걸 알 수 있다.
전모 - 종이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삿갓이라고도 불렀다.
너울 - 여성용 고급 갓. 고려시대에도 있었다.

 

관류

그외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도 점차 알려지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서양에서는 중절모와 비슷한 용도라고 해석하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지적으로 점잖은 남성용 정장 모자이기 때문에 대충 비슷하다고 볼 수는 있을 듯.#
실제로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페도라가 갓을 대체하는 모자로 유행했기도 하였으니, 갓을 중절모로 생각하는 것은 의외로 이치에 맞는 생각이다. 특히 두루마기 + 갓은 바바리 코트 + 중절모 조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준다. 한편, 갓을 중절모로, 두루마기를 바바리 코트로 개조한 개량한복 디자인도 존재한다. 지금도 한복에 갓 대신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기도 하다.
의외로 비슷한 형태를 가진 근현대적 모자 디자인이 많다. 그러다보니, 현대적인 군 제식 정복으로도 어울린다. Europa Universalis IV에서 4티어[5] 보병 스킨으로 별기군 복식이 적용되었는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이 호주군의 부쉬햇 같은 느낌을 준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극중 유진 초이의 미국인 동료인 카일이 '조선인들이 거리에서 모두 하나씩 쓰고 다니길래 나도 하나 사서 써봤다.'며 갓을 쓰는 모습이 나온다. 유진이 조선에선 그것을 '갓'이라고 부른다고 말하자. '갓? 조선인들은 '신(GOD)'과 같이 다니는 군.'이라며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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